제로 데이즈(Zero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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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ro Days, Alex Gibney, 8 July 2016, |
스턱스넷이 무엇이며, 누가, 어떤 이유에서 만들었고, 그것이 또 왜 전 세계로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퍼져나가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다큐멘터리라해서 따분하거나, 심심한 화면이 계속되지는 않는다. 구성 내용과 화면 연출면에서도 상당히 공들인 티가 다분하며, 취재력과 인터뷰에 동원된 인물 구성 마저도 흠잡을데가 없다.
2016년 7월 8일 개봉이었으니 이제 약 두달 넘은 싱싱한(?) 것인데, 다큐멘터리여서 그랬는지 일반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랬는지 언급된 내용들은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인기가 없다. 하지만, 인기도와는 반비례하게도.. 그리고 우연찮게 지나다 접한것 치고는 운이좋다 싶도록 공들여 만들었음을 보는 내내 느낄 정도다.
다큐멘터리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자면, "핵 이후의 새로운 무기체계를 준비하던 미국의 들통난(하지만 이미 갈데까지 간) 신 무장계획". 정도 될까싶다. 스노든에 의해 미국이 사이버공간에서 행하던 다양한 비밀들이 폭로되었는데, 전세계의 트래픽을 감청하는 일이 하던 것들이나, 대기업들의 서비스에 무단으로 침입했다는 것, 의심만으로도 통화내역 등을 열람한것들 등등 말하자면 끝이 없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이전, 이란의 핵 무장 분위기로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이 고조될 때,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작전으로 탄생한 스턱스넷이 그들의 '新 무장계획'중 하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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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 인터뷰어 대역 |
대강 화면만 볼까.. 하다가 결국엔 재밌는데 자막이 있었음 좋겠다..로 바뀌었다가. 누가 만들었으면 좋겠다.. 에서 결국 어디에도 자막이 없어서 감상용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잠깐 보려고 했던게 결국 며칠간 영어공부에 매진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다보니 하나하나 번역해 넣고, 말하는 속도에 맞춰 문장을 앞뒤로 조정하고, 어색해진 걸 의역으로 다시 바꾸고 하다보니. 시작은 그냥 흥미로운 다큐 하나 보고싶었을 뿐인데.. 노동이 되었다. 그리고 시작한 이상 중간에 보던걸 끊을 수 도 없어서, 끝까지 하기는 했다. 번역하는 내내, TV방영 후 몇시간 안에 올라오는 자막 제작자들의 미친 속도에 대해 감탄의 연속이었다..
며칠에 걸쳐 결국 끝을 보긴 했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정주행만 서너번, 부분적으로 수십번 돌려보게 되어서.. 나름 이해는 잘 되었다는 느낌? 말 하나하나의 행간의 의미가 이런거였나 하고 느껴본 경험은 보너스....삼는다 라고 위안거리라도 만들어야겠다.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던 사람이나, 그 분야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유진 카스퍼스키나 과거에 CIA, NSA를 이끌었던 부류의 사람들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는 재미도 있다.
공식 트레일러, 그리고 스냅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