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채식의사의 고백(The starch 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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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채식의사의 고백(The starch solution), 존 맥두걸(John A. McDougall) 지음, 강신원 옮김, 사이몬북스 |
식습관 관련된 책을 찾다가 콜린 캠벨 교수(무엇을 먹을것인가)의 추천사를 보고 선택한 책이다.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자문주치의였던 존 맥두걸이라는 의학박사가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에서 책임의사로 일하면서, 그곳에서 만났던 이민 노동자들의 식습관과 질병을 관찰, 치료하며 얻게된 내용들을 정리했다. 저자역시 어린시절부터 명절처럼 풍요로운 식습관을 유지하다 어린나이인 18세에 중풍을 앓게되었고, 잘못된 식습관이 병을 일으키며 먹는것으로 건강을 다스릴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증명했다.
존 맥두걸 박사는 이 책에서 육식과 유제품을 멀리하라고 하며, 녹말음식과 채식을 가까이 하라고 한다. 여기서 녹말음식은 우리가 흔히 생각할만한 파스타, 라면, 흰쌀밥, 빵, 국수, 케익, 과자같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정제탄수화물 제품이 아닌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고구마, 현미, 감자, 보리 등을 의미한다. GI수치등에 민감한 다이어터나 운동가에게는 "감자, 고구마를 먹으라고?!"라는 반응이 나올법도 하다마는,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봄이 어떨까 싶다.
책을 읽기전에 제목만 봐서는 보통사람들이 으레 가질법 한 의문점들에 대한 내용이 한 챕터를 할당해서 다뤄지고 있으니, 궁금증 해소를 위해 읽어봐도 좋겠다. '채식만 하라면 단백질은 그럼 어떻게 섭취하라는 건가?' 라던가, '유제품도 안된다고? 그럼 칼슘부족이 생기지 않나?' 라던지, '육류는 질 좋은 단백질 아닌가?', '영양제는 그래도 챙겨먹어야겠지?' 등의 의문점들 말이다.
저자는 하와이의 사탕수수농장에서 이민 노동자들의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며 자신만의 방법론으로 맥두걸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만명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환자를 환자가 아닌 돈을 받아낼 고객으로만 생각하는 의료시스템과 동료들의 반감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야기도 함께 적어놓았다. 어느나라라고 다르겠느냐마는, 돈이 안되는 것 혹은 기득권의 이익을 줄어들게 할 수 있는것들에 대해서는 배운정도에 상관없이 외면하거나 자기 밥그릇을 지켜내려 힐난하는 모습은 전세계가 한 마음 한 뜻이지 싶다. 그래도 혹시나 건강한 식습관 및 건강에 대한 마이너리티리포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찾아서 읽어볼만하다. 물론 메이저와 마이너 중 어느쪽에 더 믿음을 줄 것인가는 개인이 알아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책속 문장
- 나는 그 병원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회복되는 것을 지켜 보았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나의 생활습관프로그램은 번창하지 못했다. 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내가 TV와 라디오에 출연하고,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었음에도 말이다. 아마도 병원이란 장소는 건강을 되찾는데 집중하는 장소가 아니라 전통적인 수술과 처방을 하는 장소인 것이 분명했다. 하기야 나의 교육프로그램이 4천불(440만원)인데 밚, 혈관확장수술은 10만불(1억1천만원)인데 말해서 무엇하랴. 내가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병원의 수입에는 별 도움이 안됬을 것이 틀림없다.
- 다이어트를 할 때 우리는 '얼마나 많이 먹어야 하는가'라는 것이 포인트가 되곤 한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이다. 중요한 것은 먹는 양이나 먹는 횟수, 또는 먹는 시간이 아니라 무엇을 먹느냐... 바로 이것이다.
- 녹말은 인간의 건강을 지켜주고 날씬한 몸매를 지켜주는 유일한 음식이다. 여러분이 이 책에서 단 한 가지 메시지를 뽑고자 원한다면 바로 '녹말음식을 먹어라'일 것이다.
- 아마 독자 여러분들은, 3천 5백년 전의 사람들은 패스트푸드나 담배도 없고 신체활동이 많았기 때문에 아주 건강했으리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거들은, 방부처리한 미이라들은 대부분 그 시대 일반평민들보다 부유한 귀족들로써, 그들이 무엇을 먹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고대 이집트 귀족에게서는 동맥경화증 뿐만 아니라 비만, 치아질환 및 각종 담석의 징후들도 발견되었다. (중략) 담석은 아주 흥미로운 케이스다. 담석은 지나치게 과도한 콜레스테롤을 섭취할 경우 담즙이 변형되어 생기는 것인데, 이것은 반드시 지나친 육식의 결과이다. (중략) 귀족들의 음식은 최소한 50% 이상이, 현대 서구음식과 다르지 않은 지방(대부분 포화지방)으로 추정된다. (중략)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이집트 미이라들은, 귀족들은 주로 기름진 음식을 먹었고 현대 서구인과 똑같은 각종 동맥경화질환이나 비만과 같은 각종 질병을 겪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일반 평민들은, 오직 명절같은 때에만 그런 사치스런 음식을 먹었을 뿐이다.
-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잘못 알려진 뿌리 깊은 낭설이 있다. '녹말음식을 먹지마라, 녹말은 당으로 변화시켜서 지방이 되니까 뚱뚱해진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쌀을 주식으로 하는 17억 아시아인들은 모두 뚱뚱해져야 맞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미국으로 이민 온 일본인과 중국인과 한국인들은 더 날씬해지고 더 건강해져야 맞다. 그러나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가 말이다. (중략) 세계적으로 녹말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날씬하고 건강하다.
- 당신은 모든 칼로리가 똑같이 체중을 불린다는 말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특별히 포만감과 지방축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중략) 포만감은 배를 가득 채우는 것에서 출발한다. 치즈(1g에 4칼로리), 고기(1g에 4칼로리), 각종기름(1g에 9칼로리)와 비교한다면 녹말식품은 1그램에 1칼로리에 불과하다. 치즈나 고기의 1/4, 기름의 1/9 정도의 칼로리만 섭취하고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 잘못 알려진 상식이 있다. 녹말에 있는 당은 지방으로 전환되어서 복부나 엉덩이에 저장된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조금만 주의 깊게 연구결과를 살펴보기만 한다면 이것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모두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중략)
한편 인간은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전환하는데 아주 비효율적이다. 일반적인 상태에서 인간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실험을 해 보면 단순당을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지방으로 전환되는 탄수화물은 아주 약간일 뿐이다. (중략)
다시 한번 질문해보자. 복부지방은 어디서 오는가? 되풀이 하지만, 지방을 먹으면 그것이 바로 지방이 된다. - 육류업자와 제약업자들이 당신에게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 영양소의 부족으로부터 오는 질병이 거의 안 알려졌으며, 일반적인 식물성 음식만 먹어도 칼슘과 철분과 단백질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고기, 가금류, 낙농제품, 달걀이 영양학적으로 최상의 음식이라고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은 어디에도 없다. 사실 한 쪽의 영양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은 다른 쪽이 결핍되었음을 의미한다.
- 우리 인간의 몸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의외로 단순한 면도 있다. 몸을 정상상태로만 되돌려 주면 의외로 빨리 회복된다는 말이다.
-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정책적으로 발표되는 음식추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농축산업계의 가장 큰 이익은 우리 가족건강의 이익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그들의 추천을 곧이 곧대로 듣지 말고 우리 자신의 방식대로 해석해야 한다.
- 정상적인 상태에서, 다른 종의 모유를 먹는 동물을 본 적이 있는가?
- 생각해보자. 우유를 만들어내는 소는 어디서 칼슘을 얻는가? 몸에서 바로 만들어 낼까? 천만의 말씀이다. 소는 흙에서 그것을 얻는다. 칼슘은 새로 창조되거나 파괴되지도 않는 기본적인 미네랄 요소다. 식물은 칼슘 및 각종 미네랄을 뿌리를 통해 흙에서 빨아들인다.
- 사실 지중해식 식단(전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식단의 하나로 여겨지는)이 심장병에 좋다는 소문이 널리 알려져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마시라. 핵심은 올리브기름이 아니다. 야채와 과일을 포함해서 파스타와 콩과 같은 녹말식품이 지중해 식품의 핵심인 것이다. 올리브기름은 그저 양념에 불과한 것으로 과장된 소문일 뿐이다.
- 세상의 모든 성분은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을 때만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어느 한 성분이 몸에 좋다고 하여 그것만을 화학적으로 합성해서 먹는다면 그것은 독약이 된다. 몸에 좋은 산소만 따로 계속해서 100% 마시면 그것이 독약이 된다는 사실을 믿으면서도, 여전히 화학적 합성품인 영양제를 먹겠단 말인가?
- 만일 어떤 과일의 한 성분(가령 토마토의 리코펜)이 특별히 우리 건강에 좋다면, 그것은 그 성분이 다른 수많은 성분들과 자연상태에서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성분들의 유기적인 결합이 우리의 건강을 향상시켜주는 것이다.
- 건강한 음식에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소금을 넣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본능이었다. 식품산업이 우리를 상대로 비지니스하는 방법을 찾기 전까지는 말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소금의 80%는, 소금을 음식에 직접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공장음식에 정제 나트륨을 첨가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중략) 소금을 많이 먹기 때문이 아니라, 소금을 정제한 정제 나트륨과 각종 화학물을 넣어 섞은 공장고기와 유제품을 지나치게 먹기 때문인것이다.
- 나는 설탕예찬론자가 아니다. 설탕을 듬뿍 듬뿍 넣어 먹으라는 말도 아니다. 공장음식에 숨어 있는 지나치게 많은 지방과 정제설탕(원당이 아닌)이 진짜 문제인 것이다.
- 평범하면서도 적절한 당의 증가가 당뇨라는 상업적 이득과 결합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것이 핵심이다. 고혈당이라는 질병과 상업적인 궁합을 맞추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상업적인 의사와 일반소비자 모두 밥이나 감자같은 음식을 먹은 후에 당연히 올라가게 되어있는 혈당지수를, 몸에 해롭고 피해야할 질병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중략) 혈당수치만 가지고 논한다면 건강에 아주 나쁘고 혈당수치가 매우 낮은 야채기름, 육류, 치즈가 얼마든지 먹으라는 얘기가 되니까 말이다.
함께 엮어 읽어볼만한 책
- '육류, 유제품' → 위험한 식탁, 한스 울리히 그림 지음, 이수영 옮김, 율리시즈
- '가공식품' → 식탁의 배신, 윌리엄 레이몽 지음, 이희정 옮김, 랜덤하우스
- '다이어트, 과일, 채소' →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하비 다이아몬드 지음, 김민숙 옮김, 사이몬북스
- '우유, 단백질, 채식' → 무엇을 먹을것 인가, 콜린 캠벨 지음, 유자화 옮김, 열린과학
함께 엮어 볼만한 영상
존 맥두걸 박사가 TEDx프리몬트에서 한 강연 영상을 올려본다. 강연자의 공식 채널도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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