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人間アレルギー, Human allerg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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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人間アレルギー, Human allergies),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동양북스 |
책 표시와 제목에 혹 해서 관심을 끌었던 책인데, 몇장을 들춰보니 관심있는 주제인 애착(Attachment)을 다루고 있어서 읽게된 책이다.
성격과 인간관계, 심리에 대해서 이런저런 주제들을 찾아읽던중에, 개인적으로도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마침 궁금해하던 내용이 하나의 단어로 압축되어 정의된 것이 바로 '애착' 이었다. 영국의 정신과 의사 존 볼비(John Bowlby)가 발견하고,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Harry Harlow)가 입증한 '애착'이라는 것은 아이와 양육자 사이에 맺어진 유대감을 말한다. 이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에 모종의 이유로 애착 형성에 실패하거나, 그것이 중단되었을때, 잘못된 애착이 형성되는 경우등 건강하지 못한 상태일때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나게 된다.
앞선 시대를 살았던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그러한 문제점들을 보여주는데,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인들의 사례를 통해서 저자가 주장하는 그 내용들이 꽤 재미있게 읽히는 부분이라 하겠다.
사실 애착이라는 개념은 이 책이 아닌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에서 접한 개념이었는데 알고보니 저자가 같은 사람이었다. 의도치않게 저자의 신간을 찾아읽은 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애착이라는 개념 보다는 '인간 알레르기'라는 개념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한글판에서는 저자의 의도를 흐리게 만들만한 제목을 달아놓았지만, 원서의 제목부터가 인간알레르기(Human allergies)다. 그리고 핵심을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개념이 인간의 알레르기 면역체계에 빗댄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람이 외부의 항원에 대응하기 위해 항원을 학습하고 항체를 만들어 그것을 제거하는 면역시스템이 오작동하여 위험하지 않은 물질들(자신의 몸을 포함해서)까지 공격하려는 반응이 알레르기이듯, 제거하지 않아도 되는 상대를 제거해야 할 이물질로 인식해서 스스로 고통을 겪는것이 '인간 알레르기'라고 설명한다. 읽다보면 꽤나 공감가는 부분이 많고 나의 행동에 대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들이 많아서 그간의 감정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주요 내용 요약
- 인간에게는 해로운 바이러스등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서 면역 체계가 존재하는데, 정신에도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운 기억, 사건들을 견뎌내기 위한 정신의 면역 체계가 존재한다.
- 알레르기는 몸의 방어벽이 약해진 틈을 타 보통때라면 들어오지 못했을 외부 물질이 들어왔을때, 싸우지 않아도 될 물질에 대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 인간 알레르기는 공존가능한 존재나 이득이 되는 존재까지 과도하게 제거해야 할 이물질로 인식해서 거부 반응을 보이거나 공격하는등의 고통을 겪는것이다.
- 일간 알레르기는 애착에 의해 억제되며, 이러한 애착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인간 알레르기가 생겨날 수 있고, 쉽게 확대 재생산되기도 한다.
- 이러한 알레르기를 억제하기 위한 인간의 정신적 방어체계(알레르기 억제 시스템)도 물론 존재한다.
- 인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건강한 애착관계는 알레르기를 극복하도록 돕는다.
- 인간은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동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알레르기가 생긴 뒤에도 점진적으로 탈감작 하여 알레르기가 나타나지 않도록 할 수 있으며, 스스로 극복해내는 경우도 있다.
책속 문장
-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의 뿌리에는 해석하는 방법 즉 인지의 문제가 박혀 있다.
- 또 한 가지 인간 알레르기의 본질적인 특성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자기에 대한 강한 집착이다.
-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려면 시간적 한계점인 한 살 중반까지 특정한 양육자와 충분히 밀착하고 교감하며 깊은 관계를 구축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애착 장애는 불행하게도 그런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해 애착형성이 불완전해짐으로써 생겨난다.
- 마음이 약해졌을 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쾌한 생각이나 고통을 맛보면 지금까지 무해했던 존재가 안전을 위협하는 이물질로 인식되어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 부처님 얼굴도 세 번까지라는 말이 있듯,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주의나 부탁을 했는데도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이물성이 강해져 감작이 일어난다.
- 활발한 응답성이 애착 형성을 촉진한다는 것은 인간의 아이를 통해서도 증명했다. 어머니가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바로 응답하거나 보살펴주면 아이는 자신을 지켜봐준다는데에 안심한다. 이런 안심을 통해 어머니와 애착 관계를 형성했을 때, 아이는 어머니를 안전 기지로 삼고 바깥 세계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성장할 수 있다.
- 너무나 위생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지나치게 보호받으며 자라면 무해한 이물질에 대해서도 과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이는 곧 스트레스가 너무 적은 과잉보호 환경에서 자라면 인간 알레르기가 쉽게 생긴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 잡균이 없는 청결한 환경이 알레르기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이 부족하고 격리되어 있는 환경은 인간 알레르기를 촉진한다.
- 인간은 어떤 일에도 익숙해질 수 있는 생물이다. 다만 조금씩 꾸준히 익숙해지는 게 원칙이다.
- 인간은 결코 똑같을 수 없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서서히 변한다. 인간은 학습할 수 있고, 자신을 바로잡을 수도 있다. 독을 품은 사람도 그 독을 무해한 것으로 바꿀 뿐만 아니라 희귀한 영양소로 삼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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