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9일 목요일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回避性愛着障害 きずなが稀薄な人たち)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回避性愛着障害 きずなが稀薄な人たち)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回避性愛着障害 きずなが稀薄な人たち),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동양북스

개인적 성향을 파악하기 위한 책이나, 명상, 뇌과학 관련 책들을 많이 읽는 편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선택하게 된 책이 바로 이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다. 사실 비슷한 류의 책(수전 케인의 콰이어트Quite 등)은 꽤 많이 봐왔던지라 그다지 특별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애착(Attachment)의 개념을 접하고, 애착형성의 불완전함으로 인한 성향 및 장애에 대해서 알게됐다.

의대생들이 질병목록에 나와있는 모든 질병을 모두 한번씩은 다 자신이 앓고있다고 느껴본적 있다는 농담류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회피성 인간'의 회피 성향에 대한 나의 느낌도 동일하다. 물론 일반적인 성향이냐,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인격장애 수준이냐를 판단하는것이 책을 읽으며 혼자 판단한 것이라 주관적이기도 할 뿐더러, 그때그때의 기분같은 여러 기준에 의해 편향된 것도 있긴 할 것이다. 그러나, 전혀 상관없는 주제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책 전반에 걸쳐 묘사되는 연애/결혼에 대한 관점이나, 대인관계에서 주로 겪던 상황들 면면을 들여다보면 섬뜩하리만치 그대로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주로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달리는 "민간인 사찰"이라하는 리플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책에서는 회피성향의 원인과 발생과정, 대인관계시 주로 나타나는 증상(?)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차가워 보이거나 괴짜같아 보여도 실은 외롭고 상처받은 사람이다라는 것이 주인데, 그래도 결국 사람의 가능성은 무한하여 변화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뇌의 가소성 만큼이나 사람은 노력여하에 따라 회피성향도 바뀔 수 있고, 개선될 수 있다는것. 자기계발 책과 어쩌면 유사하게도, 가장 중요한것은 상황을 인정하고 맞서보려는 의지라는것 실행해봐야 한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자기계발이든 심리치유든 무엇이든 상관없이 주체적인 의지가 가장 중요한것 그것은 진부하긴 하지만 단순한 진리인듯 싶다.

혼자가 편하고, 어려움을 겪어도 도움을 구하기보단 혼자 견디려하고, 책임만 생기는 결혼을 거부하며, 사람보다는 기계가 편하고, 미리 짐작하여 도전을 피하는등의 성격이라면 그리고 그런 성격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며 개선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어려운 용어들도 얼룩져있지 않아서 읽기도 편하고, 진짜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공감되는 주제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쉽게 읽힐 것이다. 혹은 주변에 그러한 성격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내면에 깔려있는 성격의 기반들의 이해를 위해 읽어보는것도 추천한다. 상대를 이해하거나, 자신이 바뀌어갈 수 있다면 좋은 방법일 것이니 말이다.


책속 문장

  • 회피형 인간의 최대 특징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이 친밀함이나 호의를 보여도 무뚝묵한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인 성향이 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혼자 뭔가 하는 것을 좋아한다. 타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전혀 흥미가 없는 것은 아니며 마음만 먹으면 잘 지낼 수도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고통과 노력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 회피형 인간의 본질은 불안감이 강하다거나 소극적이다거나 하는 데 있지 않다. 친밀한 신뢰 관계와 그에 따른 지속적인 책임을 피하는 것. 이것이 핵심적인 특징이다. 친밀한 신뢰 관계란 지속적인 책임과 결부되어 있다. 회피형 인간은 그것을 성가시다고 생각한다. (중략) 뭔가를 지속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것을 의식한 순간 사랑의 열정조차 차갑게 식어버리기도 한다. 이 유형의 또 다른 특징인 감정을 억제하는 성향도 친밀한 관계나 지속적인 책임을 피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친밀함은 정서적인 것으로만 성립되기 때문이다.
  • 안정된 애착 성향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스킨십의 상대가 어머니라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실제로 낳아준 어머니라 해도 끊임없이 옆에서 아이를 돌봐주지 않으면 애착은 형성되지 않는다. (중략) 인간은 자신이 원할 때 반응해주는 존재에게 애착감이 생긴다.
  • 성장함에 따라 아이는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되지만 공교롭게도 어머니와의 애착이 안정된 아이일수록 모험을 즐기고, 활발하게 바깥 세계를 탐색하며, 타인과 교류하려 한다. 애착 대상에 대한 신뢰감이나 안도감이 아이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데 든든한 방패가 되는 것이다. 이 방패막이 기능을 '안전 기지(safe base)'라고 부른다. 애착이 안정된 아이는 사회성과 활동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지능도 높은 경향을 보인다. 안전 기지가 아이의 학습 능력이나 사회 적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회피형 인간은 불안형 인간과는 반대로, 일단 떨어져서 혼자가 되면 상대방을 마음속에서 배제해버린다. (중략) 추억도 거의 없고, 무엇보다 그립다는 감정을 품는 일이 적다. 그리움이란 애착이 있어야 생기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또 어린 시절이나 옛날 일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거나 특히 힘들었던 일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하지 않는 경향도 보인다. 죽은 사람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잊어버린다. 사별할 때도 냉정하여 그다지 슬픈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 회피형 인간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을 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없다. 타인에게 기대를 품을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 안정된 애착 관계를 만드는 일은 삶의 고단함이나 사회 부적응 같은 문제를 개선하는 열쇠이다. 바꿔 말하면 문제 자체를 개선하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먼저 안정된 애착 관계를 만들어야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된다는 말이다.


함께 엮어 읽어볼만한 책

  • 동일 저자 →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동양북스
  • '무기력' → 문제는 무기력이다, 박경숙 지음, 와이즈베리
  • '무기력'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청아출판사
  • '마음가짐/마인드 세트' → 성공의 새로운 심리학, 캐롤 드웩 지음, 정명진 옮김, 부글북스
  • '스트레스' → 스트레스의 힘, 켈리 맥고니걸 지음, 신예경 옮김,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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