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Sanity Check은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내 생각과 상태를 기록했던 짧은 메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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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민음사 |
이곳의 Sanity Check은 내가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내 생각과 상태를 기록했던 짧은 메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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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와 벌,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민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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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안다는 것,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24 |
한때는 내겐 절대 불가능한, 죽는날 까지 풀 수 없을 것 같은 문제가 타인을 마주하는 일이었다. 그때의 나에겐 가족, 친구를 다 떠나서 타인은 스트레스,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원천일 뿐이었다. 스트레스가 심했던 때엔 명절 연휴에 집에라도 잠깐 반나절 다녀오면, 온몸에 근육통이 오며 그 후로 이틀을 몸살로 앓아누워야 했다.
마주하는 일이 어려웠던 만큼, 대화는 더 어려운 일이 됐다.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대화 내용을 놓치지 않기위해 기를 써가며 집중해야 했고,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왜 얼굴에 불만이 가득하냐, 왜 화가 나 있냐며 오해하기 일쑤였다. 과부하로 대화 내용을 놓치거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벙어리처럼 아무 반응도 못하고 굳어있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결국 사람을 피해 도망쳐 모든 연락을 끊고 주위에 벽을 쌓았다. 고립되어 혼자 있는 시간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 정도였다. 그리고 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는 자연도태 되어서, 어떤 방법인지는 몰라도 결국 죽어없어질 거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다.
이 후 수년에 걸친 많은 상담과 약물치료 등으로 상태가 많이 변했다. 이제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관심의 대상이고, 지금은 사람을 알고 싶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 순간에 함께 존재하고 싶다.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은 미뤄두고 조건없이 따뜻하게 바라보는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 실질적으로 내가 줄 수 있는건 없다해도, 곁에있는 이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졌으면 하고 바란다. 그 사람이 보는 세상을, 그 관점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
물론, 이러한 내 바람들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으리란 것 또한 초연히 받아들일수 있길 바란다. 결국 그 사람과 멀어지거나 스치는 짧은 인연으로 끝난다 하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그의 안녕을 빌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사람이 선택한 삶의 방향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