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대한 관점을 바꾸고, 건강에 대한 주체성을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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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d of illness, Dr. David B. Agus, 2011 질병의 종말,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김영설 옮김, 청림Life, 2012 |
네 자신을 알라 라는 것은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 하자면, 외부의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해 발병되는 질병들을 생각해왔던 과거와는 다르게, 우리몸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이제 건강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다.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같은 질병들은 외부의 무엇이 침입해서 생기는 문제라기 보다는, 서로 끊임없이 조율하며 항상성을 유지하는 우리 몸이라는 시스템이 어느 부분이 무너지게 되면서 보여지게되는 불협화음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시각으로부터 의학적 치료에 대해 생각해 보면, 단순히 A에 문제가 있으니 Z라는 약을 써서 그것을 없애버리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건강한 몸을 위한 치료는, 환자 스스로가 몸의 현 상태가 어떤지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것들을 확실히 인지하고, 수집 가능한 정보들을 기록하고 관리하며, 의사와 논의를 통해 자신에게 적용할 의료적인 행위들에 있어서 주체성을 갖고 선택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해서 가꾸어 가야하는 것이다. '네 몸 상태를 네 스스로 제대로 알아라'라는 의미다.
책의 제목과 '암 전문의'라는 타이틀, 그리고 번역서 첫장에 KBS스페셜다큐 '암의종말' 캡쳐들을 넣어놓은 것 때문에 혹시모를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오른 사람이라면, 어쩌면 실망할 수도 있는 내용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기대할만한 무엇을 얼만큼 먹어라, 어떤 운동을 해라와 같은 내용들은 전혀 없다. "A라는 사람에게 좋은게 당신한테도 좋다 할 수는 없다. 의료분야는 시행착오와 우연으로 발전해나가고 있으니 불확실성을 받아들여라" 라고 말하는 책이니, 혹시모를 그런 은총알을 찾아서 책을 선택했다면 읽지 않는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책이다. 책 제목에 비해, 허황된 선동이나 셀프 마케팅을 목적으로 한 책이 아니라서 더 그렇기도 하다. 어찌보면 당연한 내용들을 늘어놓았다고 깎아내릴 수 있겠지만, 선동에 휩쓸리도록 유도하는 책이나 광고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솔직하고 용감한 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꼭 어디가 아프거나 문제가 있어서 읽는 것이 아니라, 교양서의 느낌으로 읽어보면 좋겠다. 막연하게 추상적으로만 생각했던 '건강'이란 단어에 대해서, 그나마 어느정도 구체적인 방향제시를 해준다고 할 수 있겠다.
책 읽기
책 속 문장 및 생각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여러분 자신에게 더 친밀해져야지만 맞춤 의학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건강 법칙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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