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16일 목요일

내 몸속의 우주(FOLLOW YOUR GUT : The Enormous Impact of Tiny Microbes)

내 몸속의 우주(FOLLOW YOUR GUT : The Enormous Impact of Tiny Microbes)

내 몸속의 우주, 롭 나이트(Rob Knight), 브렌던 불러(Brandan Buhler) 지음, 강병철 옮김, 문학동네

어떤 이슈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때 계속적으로 마케팅과 광고는 있어오긴 했지만, 지금 또 하나의 유행이 시작되는 것 같다. 건강식품 및 질병관리 분야에서 말이다. 생로병사의 비밀(제2의 뇌 장, 장내 세균에 주목하라)에서 2014년에 장내 세균총에 대한 주제를 다룬 후로, 유산균제품이 주목을 받는듯 하며 마트에 가보면 유제품이 다양해지다 못해 매대 하나를 가득 채우고있다(물론 그 전에도 '장에 좋은 것'이란 이미지는 존재했고, 제품도 많긴 많았다). 최근에는 '내 몸속의 우주' 서적의 번역과 더불어 '대변이식'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EBS 다큐프라임 - 당신의 대변은 건강하십니까?) 까지 방영이 되었다. 게다가 해당 내용은 캡쳐되어 유머사이트에도 종종 올라오는 모습을 보이며 대중으로 퍼져나가는 듯 하다.

이런저런 내용들을 심심풀이나 단순히 흥미가 동하여 훑어보다보면 아무래도 자극적인 부분에 집중해 오해가 쌓이기 마련인데,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거쳐 다음과 같이 정리되는 것 같다. " 장 속에 미생물이 산다고 한다 → 그 미생물이 중요한거라더라 → 좋은 미생물을 길러야(?)한다 → 한방에(?) 되는거 없나? → 유산균제 파는걸 먹던지 요거트에 들어있는걸 먹으면 된다 → 유산균이 먹는게 프리바이오틱스라더라 → 프리바이오틱스도 제품으로 나와있다던데 → 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 유명한 제품이 뭐지? → 마트 제품 구매 or 해외 직구 ".

 결국 제품을 사먹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몸에 좋다'라는 이유로 성급하게 마트에서 요거트 하나 사서 떠먹을 생각 보다는, 조금 더 알아보고 자기 스스로 판단해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결정하고 실행하라고 말하고싶다. (물론 본인도 다양한 유제품과 유산균제를 먹어봤고 시도해봤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안먹는다.) 그리고 마트에서 파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닌 되도록이면 신선식품 코너의 채소를 택하라고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이전의 몇몇 리뷰에서도 언급된 내용이지만, '제품'에 들어가는 인공감미료나 색소, 향미증진제, 효모추출물과 같은 성분들은 공장에서 인공적으로 집어넣은 것들이다. 그리고 비록 주목받진 못하지만, 첨가제들에 대한 위험성을 계속적으로 이야기하며 이것들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소위 불량한 책들을 출간하는 몇몇이 있다. 이왕에 건강을 위해 먹는거라면, '조립된 제품'을 먹는 것 보다는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 그대로를 먹는게 낫지 않을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효모추출물이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 때문에 효모추출물이 자라는 농경지도 시찰할 수 없다. 자연에서는 자라지 않으니 당연하다. 효모추출물은 1902년 영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첫 출발점은 맥주 효모였으며, 아미노산을 분리하기 위해서 화학적으로 가공되었다. 따라서 순수하게 자연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1970년대 부터 효모는 생산 과정을 촉진시켰다. 특수 효모들은 훈제한 소고기나 닭고기 같은 특수한 맛을 만들어냈다. 또는 우마미, 즉 감칠맛이라고 하는 글루탐산나트륨의 맛을 냈다.
『위험한 식탁』, 5장. 유기농이 얼마나 유익한지에 관한 진기한 논쟁
 게다가 물론 개인 차이는 있겠지만 하루이틀 먹어서 몸이 씻은듯 나아지는 그런 것은 없다. 유산균을 발견해 150세 까지 살 수 있다고 공언했던 메치니코프도 71세에 동맥경화로 사망했다 (그 당시 평균보다는 오래살긴 했다). 그리고 우리가 먹는것이 우리 몸을 이루는 것이라 하지만, 몸의 각 부분부분은 소화된 것들로 재구성 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건 없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소화기학 교수인 게리 우는 우리가 1년 이상 장기적으로 섭취한 식단은 미생물총 유전자와 전반적으로 매우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입증했다.
3장. 가장 흥미로운 치료제

또한 어떤 식단은 미생물을 신속하게 변화시키기도 한다. 시스템생물학자 피터 턴보는 하버드 대학 재직 당시 의지가 굳은 자원자들을 모집하여 한 그룹은 엄격한 채식, 또 다른 그룹은 육류와 치즈로만 이루어진 식단을 섭취하도록 했다. 엄격한 채식을 해도 장내 미생물에 즉각적인 변화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육류와 치즈만 섭취한 경우 하루아침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 빌로필라 와즈워티아 등 심혈관계질환에 관련된 세균이 크게 늘어났다. 따라서 극단적인 식단은 짧은 시일 내에 나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좋은 효과도 그렇게 빨리 나타나는지는 아직 불명확하다.
3장. 가장 흥미로운 치료제
그리고 TV나 여러 실험들에서 환자들이 유산균으로 대표되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해 장속에 집어넣으면 다양하게 호전되는 결과들을 확인할 순 있지만, 그것이 만병통치약이나 은탄환은 아니라는 것. 그 문제를 만든 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습관을 들이지 않고 문제가 발생했을때 문제만 해결하고 넘어가려는 인간의 특성은 결국 같은 문제를 다시 불러오게 마련이다. 약을 먹어서 해결할 것이 아닌, 식습관을 개선하려고 하는것이 더 나은 해결책일 것이다. (물론 먹어서 생긴 병일 경우에..)
물론 미생물이 어떤 질병과 연관이 있다고 해서 그 미생물을 없애기만 하면 병이 완치된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그렇게 했다가는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게 될지도 모른다. 미생물을 직접 공격하기 보다는 식단을 조절하거나 효소(특정한 화학반응의 속도를 높여주는 단백질)를 억제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3장. 가장 흥미로운 치료제
좋은 음식을 먹어서 장속의 미생물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가꾸는 것 외에도, 물론 당장에는 먹는 즐거움이 많이 줄기야 하겠지만 가공식품을 줄이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리고, 책에서도 주장하듯 무심결에 먹는 '항생제'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것. 이것도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애써 잘 가꿔놓은 미생물 숲에 네이팜탄을 생각없이 던져버리는 실수를 해선 안될테니까. 한번 터져서 모두 불타 없어지진 않겠지만, 저자가 주장하듯 그 조성은 한번에 급격하게 바뀔 수 있고 그래서 받는 영향은 고스란히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일테니 말이다. 모르겠다 싶으면 전문가에게 상담하고 먹자. 그게 속편하겠다.
반면에 항생제는 백신에 비해 훨씬 효과가 덜핝데도 누가 항생제를 거부했다는 소리는 들어본 일이 없다. 백신이 많은 질병에 90퍼센트 이상 효과적인 데 비해 항생제는 남용과 오용 때문에 내성균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점점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6장. 약이 되는 항생제, 독이 되는 항생제

그러나 항생제는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복해서 사용하면 점점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항생제 내성균이 생겨 사회 전체가 위험해진다. 더욱이 아목시실린이나 시프로플록사신 등 한꺼번에 다양한 세균을 표적으로 하는 광범위 항생제는 병원균뿐만 아니라 미생물총 유전자 전체에 손상을 입힌다.
6장. 약이 되는 항생제, 독이 되는 항생제

다만 미생물에 필수적인 생명 과정을 표적으로 할 뿐 우리의 세포는 건드리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그렇다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착한' 세균과 '나쁜' 세균을 무차별 공격할 뿐 아니라 세균이 약물보다 더 똑똑해지는 사태도 걱정해야 한다.
6장. 약이 되는 항생제, 독이 되는 항생제
그런데 생각해보면 유산균이다 뭐다 이런것 저런것 신경쓰며 안 챙겨먹어도 밥먹을때 채소 많이 먹고, 과일 먹어주며, 간혹 고기 땡길때 먹어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책속 문장

  • 사실 매 순간 우리는 이 엄청난 미생물 공동체 전체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이 작은 생명체들은 그저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존재가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생명 과정, 즉 소화, 면역반응, 심지어 행동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 우리는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각자 하나의 생태계다.

함께 엮어 읽어볼만한 책


함께 엮어 볼만한 영상

책의 원본이기도 한 롭 나이트의 TED강연 영상



일상에 적용할만한 것

  • 지속가능한 식습관에서 처럼, 채소류 중심의 식단, 유제품 및 가공식품 지양하기, 과일많이 먹기, 현미식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