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30일 월요일

Vietnam, Hanoi - Foods & etc

베트남 하노이 먹거리 여행

#1 Bun Bo Nam Bo

지금껏 먹었던 길거리 음식보다 조금 다른 음식을 먹어보고자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갔다. 나름 유명해서 검색 결과에 많이 나오는 집 중 하나다. 가다보면 파란간판이 보이는데, 파란간판 하나 걸려있는게 끝이다. 그곳에 들어가면 된다.



주문도 간단하다. 외국인이면 메뉴 그림을 가르키며 손가락으로 갯수를 말하자. 금방 나온다. 손을 입으로 가져다대며 입술을 쭉 내미는것은 음료수 주문할것이냐는 의미다. 워낙 바뻐서 그런지 영어를 안한다.



그리고 테이블에 콩가루소스로 오해할만한 미숫가루 색의 양념이 함께 비치되어있는데, 이게 매운거다. 난 입맛에 맞아서 듬뿍 넣어서 맛있게 잘 먹었지만, 날도 더운데 매운것까지 먹으면 미쳐버리는 사람들 있을거다. 적당히 스푼에 덜어서 맛 보고 먹자. 안넣어도 맛있다. 밑에 깔린 국물과 견과류, 야채들이 어우러져 그냥 먹어도 고소하고 맛있다.

#2 Trang Tien Ice Cream

코코넛 커피 스무디와 마찬가지로, 시원한 것 중에 먹어야할 것 1순위..이긴한데 허무하기도 1순위다. 덧없음을 알려주는 아이스크림 이랄까.


앞서 콩카페에서 보이던 KEM TRANG TIEN이라는 간판이 있는곳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콘 아이스크림을 쭉 꼽아놓고 파는곳이 나온다. 지역사람들이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먹는 곳이기도 하다. 워낙에 오토바이도 많고 사람도 많은데, 건물 안이라 들어가면서부터 입에서 샹소리가 스물스물 나오기 시작한다. 아이스크림을 쭉 꼽아놓고 파는곳 앞에가면 줄이 늘어져 서 있고, 값을 치른뒤 돌아 나오면서부터 온갖 생각이 다 든다.


이 아이스크림 한덩이가 뭐라고 이 더운데서 땀 흘려가면서 줄까지 서고.. 아무리 덥다해도 녹기야 뭐 얼마나 빨리 녹겠어.. 아이스크림 한 두번 먹어보나 한 두살 애도 아니고 흘리고 먹는다고 세면대를 만들고 참.. 하면서 발길을 돌리면 모든일이 현실이 된다.

신기하게도 매대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바로 아이스크림은 녹는다. 정말. 참트루. 돈을 주고 아이스크림을 받는데, 무슨 초시계를 재는거마냥 내손위의 아이스크림이 녹는게 보인다. 그러면 어? 사진찍어야하는데 어버버 하면 이미 콘을따라 한방울이 흐른다.
대충 한번 핥아먹으려는데, 한덩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 힘줘서 쭉 빨면 사진도 못찍게 없어져버릴것 같다. 살짝 녹은것만 없애보려 핥지만 그때 깨닫는다 지고있다는걸.


문을 걸어나올때 쯤이면, 아이스크림은 거의 자취를 감췄을 것이고 '아 과연 이게 무엇이냐'라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콘은 어르신들이 센베라고하는 전병처럼 고소하니 콘을 먹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도록 한다.

#3 QUAN AN NGON

쪼그려앉아 먹는 음식점이 아닌, 식탁에서 허리펴고 먹고싶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꽌안응온 이곳에 가보자.


음식점의 규모부터 남달라서, 접대를 해야한다거나 외관이 중요한 식사라면 이곳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영어가 자유로운 종업원들이 있어서 주문하거나 기타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메뉴도 상당히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영어 설명이 함께 있다), 원하는대로 골라먹어봐도 좋다.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것으로 보이는데, 2인석도 꽤 많이 있어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천막같은 막을 쳐놓고 밖에서 먹는 자리가 있고, 건물 안쪽에서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있으므로 선호하는데로 골라서 가자. 처음 입구에서 인원확인하는 직원이 선택할 수 있도록 확인해준다.


길거리에서 봤던 음식들은 대부분 다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요리라고 부를만한 것들도 주문하는것들은 많이 보았으나, 먹진 않았다. 이미 배가불렀기도 하고.. 사람 머리보다 큰 물고기 찜이 나온걸 보고는 다른걸 시킬엄두가 안났다.

계란으로 얇게 부친 과자같은 부침과 야채를 라이스페이퍼에 말아먹는 반쎄오는 먹어보자. 주위에서 어디선가 먹고 있을테니, 그냥 저거 달라고하면 종업원들이 알아서 주문을 넣어준다. 아니면 반쎄오라고 말해도 잘 알아듣는다.

Steamed rice paper with shrimp and pork.
Steamed rice paper보고 반쎄오인줄 알고 시켰다. 완전 다르다.

분짜, 그릇에 고기가 가려졌지만 넉넉하게 나온다.

문제의 반쎄오. 먹는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면 종업원이 깔끔하게 하나 말아주고 간다.
그 다음부터는 난장판을 벌이면된다.


종업원 솜씨, 롤을 마는데 조금 익숙해질라 치면 다 먹고 남은게 없다.



음료를 주문할때는 with ice를 꼭 함께 말하자. 기본적으로 시원한 것을 가져다 주긴하지만, 날이 더워서 금방 미지근해진다. 얼음이 들은 잔에 부어가며 마셔야 시원함이 오래간다.

Che류가 상당히 많았지만, 뭔지몰라서 아무거나 시켰다.

#4 Etc

복잡한 도시만큼이나 먹을것 외에도 볼 것, 할 것도 상당히 많다. 제대로 둘러보려면 며칠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뭐가 상당하다. 밤과 낮의 느낌이 다른것 또한 그런느낌을 배가시킨다. 대부분 먹거나 봤던 것들이 도심 한복판 몇몇군데에 집중된 것들이라, 조금 더 크게 보고 많은걸 보면 새로운 경험을 쉽게 할 수 있을거 같다.


낮 같은 건물이다.


절도 있다.

길 마다 컨셉이 있다. 뱀술을 팔던 상점.

길 이름에대해 가이드가 설명해준바에 따르면, 길 이름이 붙은것과 길의 컨셉과 상관이 있다 한다. 신발을 파는 매장이 있는 길은 신발길, 가방을 파는곳은 가방길 식으로 길 이름만 볼 줄 알아도 여기엔 뭐가 있겠구나라는 짐작이 된단다.

복잡하고 엉켜있는 수많은 길들만큼이나 아직 보지 못한것들이 더 많이 남아있겠다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휴지 심이 없는 휴지도 있다. 신기한 베트남이다.

Vietnam, Hanoi - Cafe

베트남 하노이 먹거리 여행


커피로 유명한 나라이다보니, 길거리에 카페가 참 많다. 물론 오토바이가 제일 많다. 둘이 모인곳은 전부다 많다.

하노이에서는 다양한 카페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브랜드도 있고 조그마한 동네 카페같은 곳들도 다양하게 많이 포진해있다. 물론 전세계적인 브랜드 스타벅스도 있고, 엔제리너스도 있다. 그런데, 다른 국가에서의 그 위상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Starbucks는 Hotel Sofitel 길 건너편에서 한번 목격했고, 엔제리너스는 롯데빌딩 1층에(역시나) 있는걸 지나는길에 확인했다.

근처에 한국 회사들이 많다
값싸고 맛있는 커피점들이 많아서 그런지, 영 힘을 못쓰는듯한 분위기다. 엔제리너스가 있는 롯데빌딩옆에는 롯데리아도 있으니.. 롯데리아버거를 못먹으면 죽는 병이 걸렸다거나 하면 가서 먹어보자. 살긴 살아야 할 것 아닌가.

Cong Cafe

많은 카페를 다녀보진 못했지만, 개중에 유명한곳을 가보긴 했다. 그중에 하나가 콩 카페다.


사거리에 위치해서 잘 보인다.


콩 카페는 유명한 코코넛 커피 스무디를 파는곳이다. 처음에 콩 카페라고해서 커피빈이 베트남에 유명한 줄 알았으나. 카페 이름이 콩 카페였다. 다양한 메뉴가 있으나, 역시 유명한 것 부터.. 코코넛 커피 스무디부터 먹어보기로 한다.


커피 스무디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얼음이 코코넛밀크로 만든 아주 부드러운 얼음이 들어간다. 코코넛밀크의 고소함과 커피의 맛이 만나서 상당히 부드러운 맛이 나온다. 첫날은 비가 쏟아져 상태가 안좋았던 관계로 너무 빨리 마셔 맛을 음미할 새도 없이 없애버렸다.

컵받침이 특이해서 찍었다. 먹었다는게 아니라.
코코넛 커피 스무디, 정식이름은 다르지만..

다른 콩 카페에 가서(분점으로 여러곳에 있다) 이번에는 테이크아웃이 아닌, 유리잔에 받아 조그마한 낚시의자에 앉아서 먹어본다. 하얗게 쌓아올린 코코넛밀크 스무디가 부드럽고, 진한 커피는 한모금 마실때마다 향이 상당히 좋다. 마침 날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스콜이 내릴듯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서둘러 마시긴 했지만, 선풍기 바람을 쐬면서 노닥노닥하며 마시기에 참 좋은 곳이다. 앞서 들렀던 콩 카페는 길 모퉁이에 좁근 건물에 있지만(그래도 4층까지 있다), 두번째 찾아갔던 콩 카페는 2층에 위치해있고 야외 테라스도 있어 길거리 소음을 들으면서 앉아서 바깥구경하며 커피를 마시기엔 더 좋다.


위치가 호안끼엠 호수나 오페라하우스와 가깝기도하고,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 바로 건너편으로 Trang Tien Ice Cream가게가 보이기도 한다. 날씨좋은날에 여유롭게 앉아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좋겠다.

건너편으로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인다, 한국 BBQ도 있다.

실내에 앉아서 마실 수 도 있고, 바깥에서 마실수도 있다.

Highlands Coffee

위의 콩카페 2층에서 고개를 조금만 빼꼼 내미면 보이는것이 Highlands Coffee 간판이다. 사실 상당히 많기 때문에 길을 다니다보면 자주 마주치게된다.

HIGHLANDS COFFEE

위의 사진에 나온 HIGHLANDS COFFEE는 가보지 못했으나, 힐튼호텔 옆의 커다란 HIGHLANDS COFFEE는 가봤다. 힐튼과 오페라 하우스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못 볼래야 못 볼 수 없는 카페였는데, 주말에는 여행객이 아닌 현지사람들로 북적북적하다. 뭐 어디든 안복잡하겠냐마는 아침 일찍부터 길게 줄을 서서 주문하는 사람들과 이미 주문하고 한자리 잡은 사람들로 넘쳐날 정도로 그 넓은 카페 안이 가득찼었다.

외국인들이 별로 보이지 않고 현지인으로 보이는 분들이 더 많은걸 보면, 아마 주말 오페라하우스에 온 사람들로 인해서 더 복잡했던듯 싶다.


주문하면 진동벨 준다..

어딜봐도 바글바글

반미(바게트샌드위치)와 쇼콜라 Freeze를 먹었는데, 둘다 평범한 맛. Freeze에는 젤로같은 덩어리들이 왕창들어있어서 처음에 빨대를 빨아먹는데 힘이 들었지만, 나중에는 쏙쏙 잘 빨아먹을정도로 익숙해진다. 중독성 있다고 해야할까..







Vietnam, Hanoi - Street Foods Tour #2

베트남 하노이 먹거리 여행

가이드와 함께 하는 투어가 좋은점 한가지는 외국인들이 해볼법한 것들을 할 수 있게 가이드가 나서서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점이다. 외국인이 종로 피맛골에서 부침개 부치는걸 보고 신기해하면서 부쳐보고싶지 않을까? 여기에서도 길거리 음식들을 하나하나 소개해주면서 실크위에 쌀반죽을 얇게 올려 쌈 종이를 만드는걸 해볼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가이드는 항상 우리에게 웃어주지만, 가게주인이나 일하는 분들이 웃어주리라고 생각하진 말자. 그분들도 힘든날이 있겠지..
기계적으로 반죽을 부어주고 해보라고 막대기를 건네주고, 종이를 잘 떼내면 가져가고 끝이다. 박수 안쳐준다고 상처받지 말아라. 보고서 열심히 정리하고있는데 외계인이 와서 스페이스바 눌러보고 감동해 있으면 박수 쳐주고 싶지 않잖아. 체험해볼 것은 체험하고, 음식을 먹는것을 반복한다.

반죽 붓고 종이 만들어내시기에 바쁘다

종이를 만들어보고 그것으로 만든 롤을 먹은곳

항상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었는지 생각해보라. 사진처럼 어느새 한 조각만 남았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음식이 부담되지 않는 양이면서, 부드럽게 넘어가기도 하고, 가이드의 설명과 손에 쥐어주는 자연스러움 때문에 음식을 보자마다 흡입을 하게되는 문제가 있다. 꼭 생각해라, 내가 사진을 찍었나? 찍은걸 먹고있는건가? 손보다 입이 빠르진 않은건지 확인하고 먹기로 하자.


길거리 음식을 먹기위해 하노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떤 면에서 베트남 야간 길거리 음식 투어는 한국의 그것과 많이 닮아있다. 종로 피맛골이나, 지역시장, 동네 길거리 분식점과 분위기가 매우 흡사하다.

성 요셉 대성당(St.Joseph Cathedral) 명동성당 아니다.

동네 분식점 아니다.

동네분식집의 찹쌀도너츠, 김말이, 만두, 고추튀김 같지만 아니다

포장마차 잔치국수 아니다
강남 무슨 브런치 카페에서 파는 그런거 아니다

처음 다짐과는 달리 다양한 음식들에 질려갈때 쯤 디저트와 음료로 마무리를 하는데, 베트남에서 먹을 거리를 찾다가 한번은 들어봤을만한 에그커피가 그것이다. 따뜻하게 먹어야 하기 때문에, 따뜻한 물을 채운 찻잔에 잔을 올려주는데, 날은 너무 덥지만, 먹어보면 맛있다.

라떼아트는 큰 기대 하지말자
 커피 위에 올라간 저 크림이 정말 맛있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스크림 '카페오레'녹인 맛이다.
그래 이거
따뜻하게 녹인 카페오레 아이스크림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글로 써 놓으니 이게 뭔 미친소린가 싶겠지만, 먹어보면 맛있다. 아니라면 뭐 어쩔수 없지.

그리고 날도더운데 뜨거운것 먹어놨으니 몸을 식히기 위해 찬 디저트를 먹으며 마무리하는데, 이거 또한 별미다.

우유 한그릇 따라준거 아니다

푸딩같은 식감이 좋다

Che라고 한다. 종류도 많은데 뭘 시킨건지 사실 모른다.
베트남 사람들이 젤로 같은것을 좋아하는지, Highland coffee에서도 freeze를 시키면 젤로같은게 들어있고, Che 자체의 식감도 그렇고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이다. 꽤나 달콤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단맛이다. 부담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좋은 디저트라고 할만하다.

이렇게 간단한 음식들이라도 대략 10종을 먹고나면 시간이 금방가고 배도 부른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라 친절한 가이드는 우리가 그간 먹은것들을 뭐가 맛있었는지 순위를 매겨서 방문했던 가게와 음식이름을 적어준다. 친절의 끝판왕 아닐까?

물론 글씨를 알아볼 수 있느냐는 각자의 문제다.


첫장에 적혀있는 Mango는 가이드 이름이다. 망고를 먹으러 간게 아니다.

베트남 음식에 대해 아는것이 없지만 일단은 다양하게 길거리 음식을 맛을 보고 싶다면, 한번쯤 시도해볼만한 투어다. 친절하고 기분좋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Vietnam, Hanoi - Street Foods Tour #1

베트남 하노이 먹거리 여행

세계 어느곳이던지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음식을 먹어보는것이 꼭 하게되는, 그리고 중요도가 높은 하나의 여행 테마가 아닐까 싶다. 유명한 먹는것이 많기도 많은 베트남에서 먹는것을 안하는것 또한 안될일이라 길거리 음식을 소개해주는 투어(http://www.kimtoursvietnam.com/)에 참여해서 돌아보기로 했다.



기간이 길다면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돌아다니며 맘에 드는대로 먹어보겠지만, 짧은 시간동안 뭘 어디서 먹어야할지 알 수가 없기에 길거리음식투어에서 좋은 평을 받는곳을 통해 시도했다. 사무실 주소(74 Hang Bac Street, Hanoi , Vietnam)를 찍고 지도를 따라가다보면 사거리 모서리에 위치해있어 매우 찾기 쉬운 위치에 있다. 지도만 볼 줄 안다면, 찾아가기 쉽다. 운전할줄 안다면 지방에 차 몰고 내려가기 쉽다. 라는 말과 같은 말일테지만.. 지도 보는 연습은 해두자. 아니면 인력거를 타던가.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이었던지, 소나기가 사람을 죽일듯이 쏟아부었다. 현지인들도 망연자실한채 다들 건물밑으로 도망가는 날씨.. 흡사 장사 그만하라고 배까고 드러눕는 조폭과 같았다고 할까. 거의 1~2분 동안 정수리부터 시작해서 온몸을 후드려 맞고 나서 길거리 음식은 먹으러 가면 안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국지성 호우는 금방 지나가는거라며'라는 자기최면으로 비를 맞으며 계속 갔지만, 잠깐 내릴것 같은 비는 1분 2분 5분 10분이 지나 목적지에 도착할때 까지 계속 내렸으며, 투어를 제공하는 사무실의 직원들과 다른 관광객들은 애써 그런사람 많이 봤다는듯 눈길을 안주려했다. 우비입은 현지인들도 몇 없던 거리에, 우비도 없이 비를 맞을대로 맞고서 거지꼴을 하고선 나타났으니.. 끝끝내 투어를 시작할 때 까지 비를 쳐 맞을대로 맞고 온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었다. 쫄딱 젖은채로 거기 서있으려니 뭐라도 다 퍼먹고 가야 시간과 돈이 안아까울 것 같았다.

Kim Tours에서 본 비내리는 사거리
도착한 이상 먹고 가야한다

함께 동행할 그룹이 모이면 담당해줄 가이드 한명의 인솔하에 먹거리를 종류별로 찾아다니며 먹어보게되는데, 베트남 먹거리다보니 당연히 고수(Coriander)가 곳곳에 포진해있다. 가이드가 물어보긴 하겠지만, 고수를 정말 못먹는다면 (베트남엔 왜갔지?) 자수해라. 혼자 알아듣는척 가만히 있다가 코리안더 먹을 수 있냐는 말에 한국사람이라고 답하지 말고. 보통 화장품 먹는 느낌이라고 싫어한다는데, 말로만 고수고수 들어봤지 실상 먹어보니 향도 좋고하니 괜찮아서 잘 먹었다. 잃어버린 조상의 맛을 찾은 느낌이랄까. 한두번 먼저 먹어보고 시도해보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겠다.

많은 음식점 Pool중에 그때그때 가이드의 임기응변으로 골라내는지, 정해진 코스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동거리가 그렇게 멀게 느껴지는 곳은 많지 않았다. 어떤곳은 한 가게의 바로 옆 가게이기도 하고, 어떤곳은 다른 거리를 소개하기위해서 일부러 거쳐가기위해 길을 도는것 같기도 했다. 가는곳마다 인원수에 맞게 여유있는 곳으로 가는데, 장사가 안되는 집을 간다거나하는 분위기도 아니다. 자리가 비어있지만 앉아서 설명을 들으며 먹다보면 현지인들로 생각되는 손님 한무더기가 또 들어와 금새 북적북적해지기도 한다.

음식점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으면, 보통 입장과 함께 가이드가 음식을 사람수에 맞춰 주문해주고 몇분내로 서빙된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어떻게 먹는 음식인지 함께 설명을 해주며 자연스럽게 한명에게 먹이는 분위기가 조성되므로, 음식사진에 목숨을 거는 사람이라면 꼭 음식이 나오자마자 사진부터 찍자. 방심한 사이에 첫 음식은 위로 다 넘어가버려서 사진을 못찍었다.
하노이에서는 하노이 맥주를 마시는 외국인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진출처 https://twitter.com/WhiteHouse)

구운고기와 쌀국수 함께 적셔먹는 분짜를 먹고 나머지 음식들을 유치원생마냥 가이드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먹는다.(그러나 반대로 가이드가 제일 작다)

보통은 2인당 음식 하나로 나눠먹는 형태로 가이드가 주문을 해 주지만, 먹는양을 감당할 수 있다면 가이드에게 얘기해서 온전한 1인분을 먹어도 된다. 그렇게까지나 먹고싶다면.. 뭐..
커피는 1인 1잔 해주니 걱정하지 마시라. 그런데 2인 1식으로 먹다보면 이거 가이드가 적게 시킬수록 돈이 남을테니 돈 아끼려고 이러나 싶기도 하겠는데, 연속으로 7~8가지 음식을 먹고 후식으로 음료1, 2개를 먹으면 친절한 가이드를 의심했던 자신의 철없음을 깨달으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꾸짖게 될 것이다.



찰밥과 흰콩 튀긴마늘을 오이절임과 함께 먹는다

아래 음식을 먹었던 가게

튀긴고기와 말린고기 견과류 그리고 샐러드를 함께 먹는다

호안키엠 호수

음식점들을 이동하다보면, 호안키엠 호수라던가 성요셉대성당과 같은 유명한 장소를 들르기 마련인데, 그런곳은 가이드가 지나가면서 함께 설명을 해준다. 항상 밝은 얼굴로 유치원 선생님마냥 안내를 해줘서 너무 당연한듯이 코찔찔이 유치원생 마냥 졸졸 따라가고 있었는데, 잡상인(뻥튀기?)이 접근하여 호객행위를 하려던 찰나 웃음기가 싹 가신 얼굴로 뭐라 한마디 하자마자 잡상인이 뒤돌아서 가버리는 포스를 보여주었다. 단어가 짧고 잡상인의 반응이 즉각적이었던것과 비례해 코찔찔이 상태였던 나도 깜짝놀라 가이드를 다시 보게되었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듯 싱글벙글하는 가이드가 쪼끔은 무섭기도했다. 분명 나보다 어릴텐데 누나같아. 멋있어.